【판시사항】

[1] 고압송전탑, 고압송전선 및 전신주 등의 철거요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2] 구 전기사업법 제57조 제1항이 타인의 토지상에 고압송전탑이나 전신주를 세울 근거규정이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고압송전탑, 고압송전선 및 전신주 등의 철거요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2] 구 전기사업법(2000. 12. 23. 법률 제628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은 타인의 토지의 공간을 사용하는 전선로 등의 설치에 관한 규정일 뿐. 그 토지의 지상을 사용하는 송전탑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될 수 없으므로 이 규정에 의하여 토지의 지상을 사용하는 고압송전탑이나 전신주의 부지에 관한 점유·사용권을 취득할 여지는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2항 [2] 구 전기사업법(2000. 12. 23. 법률 제628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 (현행 전기사업법 제89조 제1항 참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9418 판결(공1989, 899) , 대법원 1996. 5. 14. 선고 94다54283 판결(공1996하, 1835) , 대법원 1999. 9. 7. 선고 99다27613 판결(공1999하, 2084)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태연)

【피고,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일신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송재헌)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10. 20. 선고 2000나2666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토지상에 피고가 시설한 원심 판시 고압송전탑, 고압송전선 및 전신주가 각 설치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위 각 토지를 점유·사용할 권원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고압송전탑 등을 철거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나아가 원고가 위 고압송전탑 등의 철거를 구하는 것은 오로지 권리행사를 구실로 피고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이거나 공공복리를 위한 권리의 사회적 기능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판시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면, (1) 피고는 1995년 8월경 전원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림분기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하였는데, 당시 위 각 토지의 소유자는 소외 한림리공동목장조합이었으나, 소외 주식회사 한림정수레저개발에게 매도하고 그 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고 있었던 관계로, 같은 해 12월 5일경 위 조합 및 위 회사로부터 고압송전탑 등의 설치를 위한 토지사용승낙을 받고 위 회사에게 보상금 21,604,980원을 지급한 후 1996. 1. 8. 위 고압송전탑 등의 설치공사에 착수하여 1998. 7. 18. 완공한 사실, (2) 위 각 토지에 관하여는 그 이전에 이미 1994. 7. 15.자로 소외 진로건설 주식회사 명의로 근저당권 및 지상권 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으나, 피고는 위 송전탑 등을 설치함에 있어 그 근저당권자 겸 지상권자인 위 진로건설 주식회사와는 아무런 협의나 보상을 행한 바가 없는 사실, (3) 그 후 위 주식회사 한림정수레저개발이 위 각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한 상태에서 위 진로건설 주식회사가 그 근저당권을 실행함에 따라 1997. 9. 5. 위 각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원고가 1998. 12. 2.경 위 각 토지를 낙찰받아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4) 위 고압송전탑 등을 통하여 전기를 공급받는 가구는 101,259 가구에 이르고 있고, 피고가 위 송전탑 등을 다른 곳으로 이설함에는 1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가 위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지상권 또는 전세권 등의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아니한 이상, 단순히 종전의 토지 소유자 등으로부터 사용승낙을 받았다거나 사실상의 소유자에게 그 사용의 대가를 지급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새로이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가 종전의 토지 소유자 등의 사용승낙을 받음에 있어 위 토지의 근저당권 겸 지상권자였던 위 진로건설 주식회사와는 아무런 협의나 보상을 한 바가 없으므로 피고가 위 토지에 대하여 사용승낙을 받은 절차가 적법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고, 또 원고가 위 고압송전탑 등이 설치되어 있는 사정을 잘 알면서 위 각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위 각 토지의 사용을 묵인하였다거나 위 각 토지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된 상태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그 밖에 원고가 경주마의 사육 및 훈련장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위 토지를 낙찰받았고, 이를 위해 회사를 설립하여 50억 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하였으나, 피고의 위 송전선 등으로 인하여 각종 시설의 설치나 경주마의 사육에 방해를 받고 있는 점, 원고는 위 토지를 낙찰받은 후 피고에게 위 송전탑 등의 철거 등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1999. 3. 15.경 이미 위 한림정수레저개발 주식회사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피고로서는 지금이라도 전기사업법 등의 규정에 따른 적법한 수용이나 사용절차에 의하여 위 각 토지의 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보이고, 피고가 위 송전탑 등의 이설에 소요되는 예상 공사비 등을 산출한 바 있어 위 송전탑 등의 이설이 전혀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내세우는 사정들만으로는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한편 구 전기사업법(2000. 12. 23. 법률 제628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은 타인의 토지의 공간을 사용하는 전선로 등의 설치에 관한 규정일 뿐, 그 토지의 지상을 사용하는 송전탑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될 수는 없으므로, 이 규정에 의하여 토지의 지상을 사용하는 이 사건 고압송전탑이나 전신주의 부지에 관한 점유·사용권을 취득할 여지는 없고 , 또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고압송전선 등을 설치함에 있어 그 부지에 관한 소유권이나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아니하였다면 종전의 토지 소유자 등으로부터 사용승낙을 받았다거나 사실상의 소유자에게 그 사용의 대가를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그 후 새로이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으며(다만, 피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송전선이 구 전기사업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여 설치되었다면 이 사건 각 토지의 공간을 사용할 권원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이 사건 고압송전탑과 전신주가 철거될 운명이 있는 이상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 송전선도 함께 철거될 수밖에 없다), 그 밖에 피고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전기사업법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1971. 4. 20. 선고 71다265 판결 및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9418 판결은 전기사업자가 전선 지지물의 건조 등과 관련하여 1961. 12. 31. 법률 제953호로 제정된 구 전기사업법 제11조, 제12조 등에 의하여 토지를 사용할 권원을 취득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 고압송전탑 등을 설치함에 있어 당시의 관계 법률에 의하여 그 부지를 사용할 권원을 취득하지 아니한 이 사건의 경우와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를 이 사건에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이 사건 고압송전탑 등이 설치될 당시 구 전기사업법은 이미 폐지되었고, 이를 대체한 전기사업법에서는 전선 지지물의 설치에 관한 특별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손지열
대법관
송진훈
주심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