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횡령·배임수재·건설산업기본법위반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도4700 판결

【판시사항】

[1]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학교공사와 관련하여 공사대금 중 수급인이 학교법인 부담부분 상당액을 학교법인에 기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완성하여 이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면제받거나 그 대금 상당액을 입금받은 다음 다시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처리한 경우, 배임수재죄의 성립 여부(소극)

[2]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의 규정 취지

[3] 실제로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찰절차를 거쳤다는 증빙을 남기기 위하여 입찰을 전혀 시행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인 입찰서류만을 작성하여 입찰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한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 소정의 '입찰방해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학교공사와 관련하여 공사대금 중 수급인이 학교법인 부담부분 상당액을 학교법인에 기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완성하여 이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면제받거나 그 대금 상당액을 입금받은 다음 다시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처리한 경우, 이러한 행위는 학교공사에 관하여 관계 규정에 따른 공개입찰을 하지 아니하는 대신 특정 공사업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업자에게 공사대금 중 국고지원 부분만을 지급하기로 하고 학교법인 부담 부분은 면제받은 것으로 볼 것이고, 이러한 경우 공사대금 지급채무는 학교법인이 공사업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를 면제받는 것은 학교법인의 이익으로 되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이사장 직무를 수행한 자가 면제받은 대금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위와 같은 행위는, 공개입찰을 하지 아니하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하여 행정상의 책임 등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2]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는, 건설공사의 입찰에 있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제3호에서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행위를 방해한 자"를 들고 있는바, 이는 같은 호의 '다른 건설업자'라는 법문이나 이와 병렬관계에 있는 같은 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건설공사의 입찰에 있어 입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건설업자들을 특별히 가중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찰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315조의 특별규정이다.

[3]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찰방해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방해의 대상인 입찰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여야 한다고 볼 것이므로, 실제로 실시된 입찰절차에서 실질적으로는 단독입찰을 하면서 마치 경쟁입찰을 한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와는 달리, 실제로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찰절차를 거쳤다는 증빙을 남기기 위하여 입찰을 전혀 시행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인 입찰서류만을 작성하여 입찰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한 행위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입찰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57조 제1항 / [2]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 , 형법 제315조 / [3]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

【피고인】

이원우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안용득

【원심판결】

울산지법 2000. 9. 29. 선고 2000노47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배임수재의 점에 대하여

가. 이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등학교 를 설립하여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근무하다가 형의 선고를 받고 이사장 자격을 상실하게 되자 처인 박숙을 이사장으로 내세운 다음 실질적으로 학교경영 전반을 통할하던 자인바, (1) 1997. 4. 20.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그 임무에 관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 임인득으로부터 " 위 고등학교 이중창설치공사가 정부보조금 96,000,000원, 학교법인 자체부담금 24,675,700원 등 합계 120,675,700원으로 공사하도록 공사비가 책정되어 있는데, 자체부담금을 책임질 터이니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위 공사를 나에게 맡겨 달라"는 내용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에게 수의계약으로 위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재단자체부담금 24,675,700원의 지급을 면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2) 1998. 12. 22.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그 임무에 관하여, 제1심 공동피고인 으로부터 "총공사금액 1,326,473,460원인 위 고등학교 체육관신축공사계약을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778,823,000원에 나에게 맡겨 달라"는 내용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동인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위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2000. 1. 11. 피고인이 관리하던 행정실 직원인 공소외 2 명의의 농협통장으로 323,582,660원을 교부받아 이를 취득하고, (3) 1997년 1월경 위 고등학교 이사장실에서 그 임무에 관하여 대학교수 겸 교육위원인 공소외 3으 로부터 "대가를 지급하겠으니 내 제자인 공소외 4를 위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로 채용하여 달라"는 내용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공소외 4를 사회과 교사로 채용하면서 같은 해 2월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공소외 5를 통하여 공소외 4 로부터 8,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취득하였다고 함에 있다.

나.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교사채용 명목으로 금 8,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취득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배임수재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취득한 이익을 사후에 반환하였다 하여 이미 성립된 범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원심이 위 공소사실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학교공사와 관련하여 공사대금 중 수급인이 학교법인 부담부분 상당액을 학교법인에 기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를 완성하여 이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면제받거나 그 대금 상당액을 입금받은 다음 다시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학교공사에 관하여 관계 규정에 따른 공개입찰을 하지 아니하는 대신 특정 공사업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업자에게 공사대금 중 국고지원 부분만을 지급하기로 하고 학교법인 부담 부분은 면제받은 것으로 볼 것이고, 이러한 경우 공사대금 지급채무는 학교법인이 공사업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를 면제받는 것은 학교법인의 이익으로 되는 것일 뿐 피고인이 면제받은 대금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공개입찰을 하지 아니하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하여 행정상의 책임 등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므로, 이를 간과한 채 이 부분을 배임수재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배임수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건설산업기본법위반(입찰방해)의 점에 대하여

가. 이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사립학교에서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아 발주하는 1억 원 이상의 공사의 경우 입찰공고를 실시하고, 입찰공고시 10개의 복수예비가격을 발표한 후 이를 토대로 입찰현장에서 3개의 예비가격을 골라 그 평균가액의 90%의 직상금액으로 응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여야 함에도 울산교육청으로부터 위 고등학교 의 공사와 관련하여 국고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학교법인 자체부담금을 납부하게 되었으나 법인의 경영상태가 어려워 자체부담금을 납부할 수 없게 되자 정당한 입찰공고를 거쳐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하여 특정업체에서 낙찰받은 것으로 서류를 꾸미는 방법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1) 위 고등학교 행정실장 공소외 6 , 공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 임인득과 공모하여, 1997. 4. 20.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 , 주식회사 영남창호, 아성기업 등 3개 업체가 위 고등학교 이중창설치공사 입찰에 참가하여 응찰한 것처럼 견적서 및 입찰서류, 입찰금액을 기재하여 그 중 공소외 1 주식회사 에서 총공사금액 120,675,700원에 낙찰받은 것처럼 입찰서류를 허위로 꾸미는 방법으로 위계로써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행위를 방해하고, (2) 피고인의 동생 공소외 7 , 공소외 6 과 공모하여, 1997. 9. 4.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신예건설 주식회사, 주식회사 한진종합건설, 석재종합건설 주식회사 등 3개 업체가 위 고등학교 보통교실신축 및 옹벽설치공사 입찰에 참가하여 응찰한 것처럼 견적서 및 입찰서류, 입찰금액을 기재하여 그 중 신예건설 주식회사에서 총공사금액 392,651,000원에 낙찰받은 것처럼 입찰서류를 허위로 꾸미는 방법으로 위계로써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행위를 방해하고, (3) 주식회사 처용종합건설 이사 제1심 공동피고인 , 공소외 6 과 공모하여, 1998. 12. 18. 위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주식회사 처용종합건설, 청우종합건설 주식회사, 삼흥종합건설 주식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 주식회사 다임종합건설 등 5개 업체로부터 입찰금액이 공란으로 된 백지 입찰신청서, 인감증명, 사업자등록증 등을 교부받은 뒤 위 업체들이 체육관신축공사에 참가하여 입찰에 응한 것처럼 견적서 및 입찰서류, 입찰금액을 기재하여 그 중 주식회사 처용종합건설에서 총공사금액 1,326,473,460원에 낙찰받은 것처럼 입찰서류를 허위로 꾸미는 방법으로 위계로써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행위를 방해하였다고 함에 있다.

나.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나 이는 수긍하기 어렵다.

(1)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는, 건설공사의 입찰에 있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제3호에서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행위를 방해한 자"를 들고 있는바, 이는 같은 호의 '다른 건설업자'라는 법문이나 이와 병렬관계에 있는 같은 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건설공사의 입찰에 있어 입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건설업자들을 특별히 가중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찰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315조의 특별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찰방해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 방해의 대상인 입찰이 현실적으로 존재하여야 한다고 볼 것이므로, 실제로 실시된 입찰절차에서 실질적으로는 단독입찰을 하면서 마치 경쟁입찰을 한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와는 달리, 실제로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찰절차를 거쳤다는 증빙을 남기기 위하여 입찰을 전혀 시행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인 입찰서류만을 작성하여 입찰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한 행위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입찰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학교직원, 건설업자 등과 공모하여 사립학교에서 정부보조금을 지급받아 발주하는 1억 원 이상의 공사의 경우 입찰절차를 거쳐 낙찰자를 선정하여 공사를 하여야 함에도 울산교육청으로부터 공사와 관련하여 국고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재단자체부담금을 납부하게 되었으나 재단의 경영상태가 어려워 재단자체부담금을 납부할 수 없게 되자 입찰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하고도 입찰을 실시한 것처럼 관계서류를 꾸미는 방법으로 건설업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방해의 대상이 되는 입찰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의 입찰방해 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3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손지열
대법관
송진훈
주심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