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후 임차 건물을 계속 점유하였으나 본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여부(소극)

[2]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명하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임대차보증금에 의해 담보되는 연체차임채무 등의 부존재에도 미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에도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목적물의 반환을 거부하기 위하여 임차건물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2]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이 있는 것이므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자체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 종료 후에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반환할 때 연체차임 등 모든 피담보채무를 공제한 잔액이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 잔액에 대하여서만 임차인의 반환청구권이 발생하고, 또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변론종결 전의 사유를 들어 당사자 사이에 수수된 임대차보증금의 수액 자체를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 행사의 전제가 되는 연체차임 등 피담보채무의 부존재에 대하여 기판력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618조 , 제741조 / [2] 민사소송법 제20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 91다45219 판결(공1992, 1589) ,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다50526 판결(공1995상, 1747) ,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공1998하, 2090) /[2] 대법원 1990. 12. 21. 선고 88다카26482 판결(공1991, 580) , 대법원 1995. 3. 24. 선고 93다52488 판결(공1995상, 1712) ,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6다37988 판결(공1997상, 344)

【원고,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인천지법 2000. 9. 28. 선고 99나 1376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는 1996. 4. 2. 피고에게 원심 판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층 상가 10평을, 보증금은 10,000,000원, 차임은 월 350,000원, 기간은 1996. 4. 7.부터 1998. 4. 7.까지로 정하여 임대한 사실, 피고는 1998년 5월경 원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98가소99065호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1998. 11. 3. "피고(이 사건 원고)는 원고(이 사건 피고)로부터 인천 서구 (주소 생략)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근린생활시설 및 3층 주택을 명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명도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받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인천지방법원 98나7933호로 항소하였으나 1999. 3. 25. 변론종결되어 1999. 4. 15. 항소가 기각되었으며 1999. 5. 9.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제1심판결에서 인용된 금액에서 그 때까지 연체된 차임 및 전기사용료 등을 임의로 산정하여 공제한 5,296,640원을 지급하였으나 피고가 채무의 전액변제를 주장하면서 수령을 거절함으로써 1999. 5. 7. 인천지방법원 1999년 금 제1510호로 위 금원을 변제공탁하였고, 피고는 같은 달 19일 임대차보증금 중 일부로 수령한다는 취지의 이의를 유보한 채 위 공탁금을 출급받은 사실, 피고는 위 98가소99065호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에 기하여 청구금액을 4,703,360원 및 이에 대한 1998. 5. 8.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으로 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강제경매신청(99타경76792호)을 하였고, 원고는 위 강제집행의 정지를 신청하여 1999. 9. 17.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시까지 강제집행을 정지한다는 결정(99카기4268호)을 받은 사실, 한편 피고는 임대차 기간이 종료된 1998. 4. 8. 이후에도 원고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자 1998. 7. 7.까지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임차부분에서 음식점 영업을 하다가 1998. 7. 8. 원고로부터 매수한 에어컨, 냉장고, 식탁, 주방시설 등을 제외한 나머지 비품을 모두 반출하고 점포 문을 닫은 후 이사하였으며 1999. 8. 7.경 원고에게 위 임차부분을 명도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원고에게 1998년 4월분부터 1999년 4월분까지 13개월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 4,550,000원 및 피고가 체납한 전기사용료와 그에 따라 중단된 전기공급을 다시 받기 위한 재공급가설비 153,860원을 합한 4,703,3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10,000,000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서 위 금액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 중, (1) 1998. 7. 8.부터 1999년 4월경까지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의 공제주장에 대하여는, 피고가 위 기간 중에는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임차부분을 점유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사용, 수익함으로써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2) 1998. 4. 8.부터 1998. 7. 7.까지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과 전기사용료 및 재공급가설비의 공제주장에 대하여는, 청구이의의 소에 있어서 이의원인은 변론종결 후에 생긴 것에 한하고, 건물임대차에 있어서의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 존속중의 차임뿐만 아니라 건물명도 의무 이행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손해배상채권 등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갖는 일체의 채권을 담보하는 것으로서, 임대차 종료 후에 임차건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에 연체차임 등 모든 피담보채권을 공제한 잔액이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 잔액에 관한 임차인의 보증금반환 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인바, 위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 전기사용료 및 재공급가설비는 위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소송의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1999. 3. 25. 이전에 이미 발생하여 공제를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로서 위 소송에서 연체차임 등 임대인의 모든 피담보채권을 공제한 잔액으로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위 임차부분의 명도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이상 위 공제주장이 소송상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청구이의의 소에서 다시 공제주장을 하는 것은 위 확정판결과 모순되어 기판력에 저촉된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2. 먼저, 원심의 판단 중 임차인인 피고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에도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목적물의 반환을 거부하기 위하여 임차건물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 45219 판결, 1995. 3. 28. 선고 94다50526 판결,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주장 중 1998. 7. 8.부터 1999년 4월경까지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의 공제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그 설시에 있어서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다음으로 원심의 판단 중 원고의 주장이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하여 본다.

가.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이 있는 것이므로(민사소송법 제202조 제1항),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자체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0. 12. 21. 선고 88다카26482 판결, 1995. 3. 24. 선고 93다52488 판결 등 참조),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 종료 후에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반환할 때 연체차임 등 모든 피담보채무를 공제한 잔액이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하여 그 잔액에 대하여서만 임차인의 반환청구권이 발생하고, 또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변론종결 전의 사유를 들어 당사자 사이에 수수된 임대차보증금의 수액 자체를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 행사의 전제가 되는 연체차임 등 피담보채무의 부존재에 대하여 기판력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나. 이 사건의 경우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당사자 사이에 수수된 임대차보증금의 수액 자체를 다툴 수는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임대인은 별소로 그 임대차보증금에서 아직 공제되지 아니한 연체차임 등의 지급을 구하거나 위 연체차임 등의 채권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다른 채권과 상계를 할 수도 있음은 물론, 위와 같은 임대차보증금에 관한 확정판결이 있다 하여 그 임대차보증금의 성질이 달라진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아직 반환하지 아니한 임대차보증금에서 위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고 이를 반환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다만,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 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나(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다카7545 판결,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의 전소인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의 확정판결에서는 이 사건 차임의 존부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주장 중 1998. 4. 8.부터 1998. 7. 7.까지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과 전기사용료 및 재공급가설비의 공제주장에 대하여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배척한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손지열
대법관
송진훈
주심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