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임차건물이 원인불명의 화재로 소실되어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그 귀책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의 소재(=임차인)

【판결요지】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임차건물이 화재로 소훼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90조 , 제615조 , 제618조 , 제654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22227 판결(공1994상, 1002) ,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공1994하, 2988) ,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공1999하, 2209)

【원고,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래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조성래)

【피고,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9. 2 1. 선고 2000나192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부산 북구 (주소 생략) 소재 건물 중 2층 일부를 소유자인 소외 문화공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임차하여 '효진산업사'라는 상호로 원단과 스폰지 등을 이용한 임가공업을 영위하여 오고 있었는데, 1998. 2. 17. 02:00경 위 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피고가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효진산업사' 부분과 그 옆의 소외인 이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석진산업사' 부분 등 2층 대부분과 3층의 바닥 부분이 소훼되어 그 부분에 금 127,233,860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임차목적물이 화재로 소훼되어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임차목적물 반환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니, 피고는 소외 회사를 대위한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화재가 피고가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효진산업사' 부분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은 모두 믿기 어렵고, 그 밖의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위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오히려 그 판시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화재는 '석진산업사'에서 발화하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이니, 결국 이 사건은 화재가 어디에서 발생하였는지 그 발화지점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이고, 따라서 피고가 임차·사용하던 '효진산업사'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2. 그러나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임차건물이 화재로 소훼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 이므로(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 참조), 피고가 임차한 부분을 포함하여 소외 회사 소유의 건물 부분이 화재로 소훼된 이 사건에 있어서, 임차인인 피고가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하고, 이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 불이익은 궁극적으로 임차인인 피고가 져야 한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이치는 화재가 피고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는지의 여부 그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라고 하여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화재가 임차인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이 임대인측에 의하여 적극적으로 입증된 때에만 임차인에게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입증만으로는 이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화재가 피고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는지의 여부 자체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입증책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용우
대법관
조무제
대법관
강신욱
주심
대법관
이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