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매매의 목적물과 대금이 계약체결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지 여부

나. 당사자의 진정서에 대한 회신만으로 지방자치단체소유재산에 대한 매매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다. 소각하판결에 대하여 패소자가 청구기각 사유를 들어 상고할 수 있는지 여부

라. 사후에 매매목적물이나 대금을 특정하는 것이 인정되는 경우

【판결요지】

가. 매매계약에 있어 매매목적물과 대금은 반드시 그 계약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고 이를 사후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으면 족하다.

나. 지방재정법시행령 제67조 제58조 , 예산회계법시행령 제116조 제93조 내지 제95조 소정의 요건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매각에 있어서 당사자의 진정서에 대한 회신만으로는 그 재산매각의 당사자사이에 곧바로 그 재산에 관한 매매계약이나 또는 예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소 각하판결에 대하여는 그 패소자가 청구기각사유를 들어 상고심에서 다투는 것은 자기에게 불리한 사유를 주장하는 것이어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라. 매매계약에 있어서의 목적물 및 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그 계약체결 당시에 약정하였던 목적물 및 그 대금이어야 하고, 사후에 특정되는 목적물이나 대금은 계약체결 당시에 예정하였거나 사후기준을 정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그 기준이 된다.

【참조조문】

가.라. 민법 제563조 / 나. 민사소송법 제187조 / 다. 제393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60.7.7. 선고 4292민상819 판결 , 1978.6.27. 선고 78다551, 552 판결

【원고, 상고인】

중앙시장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두환

【피고, 피상고인】

성남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백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4.10.30. 선고 83나1996 판결

【주 문】

가. 원심판결중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제1차 예비적 청구에 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나. 원심판결중 원고의 제2차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가.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판단한다.

원심은 그 판결이유에서 원시장 부지 415평을 서울시에 당초의 전답 수용가격에 상응한 평당 금 350원씩으로 매도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과 서울시는 이에 부수하여 원시장 부지 및 그 주변 토지를 합한 1,000평의 토지를 타시장에 준하여 원고에게 매도한다는 취지의 약정이 포함된 복합계약이 1971.6.10자로 성립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제한 다음, 그와 같은 복합적인 약정이 있기까지의 경과와 배경에 비추어 위 약정중 1,000평 토지에 관한 부분은 매매의 요건사실인 매매목적물의 특정과 가격결정의 방법 및 매매절차와 방식에 관한 대체적인 기준에 대하여만 합의한 것으로 보여지고, 동 토지에 관하여 대금을 평당 금 10,000원씩으로 확정하여 원·피고간에 71.6.10자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살피건대, 매매는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매매계약은 매도인이 재산권을 이전하는 것과 매수인이 그 대가로서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하여 쌍방 당사자의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며, 그 경우 매매목적물과 대금은 반드시 그 계약체결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할 필요는 없고 이를 사후에라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으면 족하다 고 할 것이다( 당원 1960.7.7. 선고 4292민상819 78.6.27. 선고 78다551, 552 판결 각 참조). 원심은 위 1971.6.10자 약정이 이 사건 1,000평의 토지를 타시장에 준하여 매도한다는 약정이 성립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 약정은 동 토지대금을 평당 금 10,000원씩으로 확정하여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위 "타시장에 준한다"는 의미가 원심이 설시한대로 타시장에 준한 토지대금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는 계약체결 후에 이를 구체적으로 특정못할 바 아니므로 이는 그 매매대금을 사후에라도 특정못할 사유가 되지 못함에도 그 대금이 계약체결당시에 평당금 10,000원씩으로 확정할 수 없다 하여 매매계약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조치는 매매계약의 성립에 있어서 매매목적물과 대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허물이 있다 할 것이니 이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하겠다.

그러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 1,000평은 원래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 소유로서 시유지(잡종재산)임이 명백하므로 이의 매각에는 지방재정법시행령 제67조 제58조 , 예산회계법시행령 제116조 제93조 내지 제95조 의 적용을 받는다 할 것인바(서울시가 도시계획법에 의한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을 위하여 사인과 대등한 지위에서 토지를 매수하는 경우 그 사업을 위한 토지매수에 있어서는 도시계획법 또는 토지수용법의 적용을 받는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를 매각할 때에는 위 지방재정법 및 예산회계법령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위 서울시 사이에 맺어졌다고 주장하는 1971.6.4자 약정의 유일한 직접 증거로는 갑 제8호증(중앙시장 용도지정사본)이 있는바 이는 원고의 진정서에 대한 회신임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위 지방재정법 및 예산회계법령 소정의 요건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재산매각에 있어서는 위 갑 제8호증의 진정서 회신만으로는 그 재산매각의 당사자 사이에 곧바로 그 재산에 관한 매매계약이나 또는 그 예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위 진정서 회신을 기초로 하여 사후에 위에서 설시한 법령소정의 요건과 절차를 거친후에 이에 따른 매매계약이나 그 예약을 체결하겠다는 일방 당사자의 의사의 통지라고 해석함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위 71.6.4 당시 원고와 서울시 사이에 원고주장과 같은 매매계약이나 또는 그 예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매매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상고논지는 채택할 수 없다.

2.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본다.

원심판결은 이 사건 토지 1,000평에 관한 매매예약이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의 제1차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판시 전단부분에서는 위 매매예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그 후단 부분에서는 딴 이유를 들어 이 부분 예비적 소는 부적법하다 하여 각하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주장의 매매예약의 성립이 부정되면 이 부분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고 각하할 것은 아님에도(그 후단 설시의 가정판단과 같이 매매예약이 있은 경우 완결권을 행사하였다면 곧바로 청구를 인용할 것이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를 각하 하였음은 이유의 모순을 범한 잘못이 있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위 갑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토지 1,000평에 관한 매매예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 함은 위에서 본바와 같으므로 이의 매매예약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고, 소 각하한 판결에 대하여는 그 패소자가 청구기각 사유를 들어 상고심에서 다투는 것은 자기에게 그 불리한 사유를 주장하는 것으로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논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판단한다.

원심은 그 판결이유에서 원시장부지 415평을 당초의 예정 매수가격인 평당 금 350원씩으로 한 매매계약과 이에 부수하여 위 415평을 포함한 1,000평의 시장부지를 용도지정하여 원고에게 타시장에 준하여 불하한다는 약정이 포함된 복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전제하고, 위 415평의 매매계약에 부수한 매매예약에 따라 이건 토지에 관하여 평당 금 10,000원씩에 책정한 대금으로 본 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피고에게 있다는 전제하에 그와 같은 피고의 의무불이행을 사유로 한 해제의 의사표시는 그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고 또한 위 71.6.10자로 맺어진 약정중 "타시장에 준하여 불하한다"는 뜻은 그 토지대금을 본 계약 성립시의 감정가격에 따라 결정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전제한 다음,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언제라도 원고에게 시가에 따른 매매계약 체결을 바라고 있는 터이므로 위 415평의 매도에 따른 부수약정의 불이행이 가사 위 415평에 관한 매매계약이 해제조건이라 할지라도 조건의 성취라 할 수 없으며 달리 위 415평의 매매계약이 부적법 사유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하여 원고의 제2차 예비적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회사는 1970.3.경 시장개설운영을 목적으로 발기 설립된 회사로서 1970.6.30경 이 사건 원시장 부지인 경기 광주군 중부면 탄리 359의 2 대 415평을 평당 금 30,000원씩에 매수하고 여기에 1970.8.6 시장개설허가를 얻고 그해 10.22 건축허가를 얻어 연건평 306평의 1층 중앙시장 구관 건물을 축조하여 71.2.26 그 보존등기까지 마침으로써 시장을 개설운영하여 왔는데, 1968년경부터 위 광주군 중부면 일대에 도시계획법 소정의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 시행을 위하여 위 구역내 토지의 매수에 나섰던 위 서울시는 위 사업시행 인가 후 2년여의 세월이 경과하여 그동안 지가가 등귀하고 주민들과의 매수협의가 용이하지 아니하자 전답과 임야만을 협의 매수하기로 하고 또 매수한 전답등을 대지화 한 후 그 면적의 일부를 원래의 토지소유자가 되살 수 있는 매수연고권을 주어 보상하는 등의 방법을 써 오다가 원고와의 사이에는 위 원시장부지 415평이 포함된 부근의 1,000평 가량을 타시장 부지에 준하여 원고에게 불하하여 주기로 대체적인 의론이 되어 원고는 1971.6.1 위 415평을 평당 금 350원씩으로 결가하여 그 같이 계산된 매매대금은 차후 위 1,000평의 불하시 그 대금에서 공제하여 정산하기로 하여 매도하고 이에 기하여 서울시에 위 415평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시 주택지조성사업의 시행자인 서울시에게 위 원시장 부지 415평을 매도하게 된 원고회사로서는 위 415평의 매도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시장개설 회사인 원고가 유일하게 시장부지로 소유하던 기존시장 부지를 매도처분하는 것으로서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그 목적사업을 폐쇄시키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어 극히 이례에 속할 뿐더러 그 대금도 350/30,000의 비율에 따른 극히 저렴한 가격에 그것도 차후 위 1,000평의 매도대금에서 공제하여 정산한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불공평하다(원고에게 일부토지의 매수 연고권을 주어 매수케하였다 하여 결론이 달라질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위 415평의 매도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은 경험칙과 형평의 이념에 심히 반한다 할 것이니 이의 매도는 위 1,000평의 시장부지를 불하하여 줄 것을 조건으로 한 해제조건부 매매라고 봄이 상당하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415평에 관한 매매계약을 조건부 매매가 아닌 전혀 별개의 독립된 복합계약이라고 본 원심의 조치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매매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또한 매매계약에 있어서의 목적물 및 그 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체결당시에 약정하였던 목적물 및 그 대금이어야 하고, 사후에 특정되는 목적물이나 대금은 계약체결당시에 예정하였거나 사후 기준을 정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그 기준이 된다 고 풀이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은 1971.6.4자 약정당시의 "타시장에 준하여 불하한다는 뜻"은 타시장 부지 불하의 실제 사적에 비추어 본 계약성립시의 감정가격에 따라 결정된다고 풀이 하여야 한다고 해석하였으나 위 1971.6.4 당시의 약정자료인 위 갑 제8호증의 기재상 타시장 부지 불하의 실제 사적에 따른다는 기재를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그 대금을 위 약정이후로 예정하였거나 사후 기준을 정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기재가 없으므로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그 약정이 체결된 무렵의 타시장에 준한 시가(감정가격)로 결정하여 불하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현재 시가에 따른 매매계약의 체결을 바라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위 415평에 관한 매매계약의 해제조건이 미성취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단정한 위 가정적 판단 역시 조건부 계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음에 귀착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415평에 관한 피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원인인 원인무효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여(위 원인무효의 주장에는 약정해제에 따른 원인무효인지 또는 해제조건부매매에 있어서의 조건성취도 포함되는 것인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석명하여 밝히고 피고가 위 1,000평을 위 약정이 체결될 무렵의 타시장에 준한 시가(감정가격)로는 매도의 이행을 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면 해제사유의 발생 또는 위 해제조건의 성취로 볼 것이다) 그 원인의 무효여부를 가렸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만연히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채증법칙위배 내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3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주위적 청구와 제1차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그 부분에 관한 상고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며, 제2차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은 이를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신정철
대법관
정태균
대법관
이정우
대법관
김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