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융통어음이나 수표의 지급기일을 연장하기 위하여 인장을 장기간 맡기는 것이 경험칙에 반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금전대차관계가 차용증이나 어음 또는 수표에 의하여 일응 증명되는 경우에 있어 그 어음이나 수표가 금융편의를 위하여 빌려준 것인데 도리어 대차관계가 있다고 강변한다든지 또 금융편의상 빌려준 어음이나 수표의 지급기일을 연장하기 위하여 도장을 장기간 맡겼다든지 어음이나 수표를 빌린 사람이 그 보관중인 도장을 도용하여 임의로 현금차용확인서등을 작성하였다는 등의 사실은 사회통념상 극히 이례에 속한다.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187조

【원고, 상고인】

정진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추재엽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판결】

수원지방법원 1985.6.28. 선고 85나19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금 5,000,000원을 빌려주었다고 하는 원고주장 사실에 부합하는 현금차용확인서(갑 제1호증)은 피고가 그 인영부분을 인정하므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할 것이나 원고 스스로 위 갑 제1호증의 문안을 원고가 작성하고 피고의 이름을 기재한 후 피고의 도장을 압날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 거시증거를 모아 피고는 1981.4.13부터 같은해 10월경까지 원고의 요청에 따라 피고발행의 약속어음 또는 당좌수표를 원고에게 빌려줌으로써 원고가 이를 그의 거래처에 대한 물품대금의 지급등에 사용하고 그 액면금액을 지급기일까지 지급은행에 입금시켜 결재되게 하는 방법으로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하여 왔고 원고주장의 발행일 1981.11.26 액면 금 5,000,000원의 선일자 당좌수표도 피고가 같은 해 8.18 발행하여 위와 같이 금융편의 제공의 방편으로 원고에게 빌려주었던 것으로서 피고가 위 당좌수표를 담보로 맡기고 금 5,000,000원을 차용하기로 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가 같은 해 9월 초순경 피고가 원고에게 당좌수표를 담보로 맡기고 원고로부터 금 5,000,000원을 차용한다는 내용의 현금차용확인서의 문안을 자필로 임의기재한 후 그 무렵 원고가 피고로부터 빌려 쓴 어음과 수표의 지급기일을 연장하는데 사용한다고 하면서 피고로부터 교부받아 가지고 있던 피고의 도장을 피고의 이름옆에 찍어 이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어 위 갑 제1호증의 진정성립의 추정은 깨어진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원심거시의 증거를 살펴보면 을 제1호증의 1, 2, 3,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2, 3, 4의 기재등은 피고자신이 작성하였거나 그 명의로 된 문서로서 피고작성의 장부인 을 제2호증의 1, 2를 제외하고는 이 사건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문서들이고 을 제 4호증은 피고의 금 4,500,000원의 수표부도를 그 범죄사실로 하는 약식명령이며 갑 제3호증은 이 사건 당좌수표로서 이 서증전부가 원심인정의 자료가 될 수 없거나 또는 미흡한 것임이 명백하고 다음 갑 제2호증의 4는 피고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이고 제 1심증인 피고의 처, 원심증인 김희경, 같은 김형식은 각 피고경영 건축재료상의 종업원들로서 각 그 진술기재나 진술의 내용은 경험상 그 신빙성에 의심나는 점이 적지 않다.

금전대차관계가 차용증이나 어음 또는 수표에 의하여 일응 증명되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어음이나 수표가 금융편의를 위하여 빌려준 것인데 도리어 대차관계가 있다고 강변한다든지 또 금융편의상 빌려준 어음이나 수표의 지급기일을 연장하기 위하여 도장을 장기간 맡겼다든지 어음이나 수표를 빌린 사람이 그 보관중인 도장을 도용하여 임의로 현금차용확인서등을 작성하였다는 등의 피고주장 사실은 사회통념상 극히 이례에 속하는 것 이라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더구나 피고주장과 같이 금융편의를 위하여 빌려준 어음이나 수표의 지급기일을 연장하는데 사용한다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교부받아 보관중인 인장이라면 은행거래용 인감이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갑 제1호증과 갑 제3호증에 각 찍혀진 피고의 인영은 육안으로도 전연 상이한 것임이 명백하여 이와 같이 볼 때 위와 같은 원심조치는 증거의 취사판단이 논리와 경험에 반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어 이와 같은 점을 나무라는 허가에 의한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회창
대법관
전상석
대법관
정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