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믿을 수 있을 정도의 부재증명에 대한 심리판단 요부

【판결요지】

피고인이 부재증명을 내세워 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그 부재증명이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성립될 뿐 아니라 공소범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유일한 증거인 증인의 증언의 신빙성에 상당한 정도의 의심이 있다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위 부재증명에 관하여 수긍할 수 있는 심리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다.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23조 , 제369조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공아도 외 1인

【원 판 결】

서울고등법원 1985.8.31. 선고 85노15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등의 변호인 변호사 오석락의 상고이유와 피고인등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모아 본다.(피고인 2 의 변호인 변호사 공아도의 상고이유는 그 제출기간이 도과된 뒤에 제출된 것이므로 같은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내에서 이를 판단의 자료로 한다)

1. 형사소송법은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한다고 하여 증거재판주의를 천명하고 있고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하나 이 자유심증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허용되는 것이며 또 형사소송법은 유죄판결에 증거의 요지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비록 증거에 의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소상한 경로와 이유까지를 명시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법관의 사실인정의 정당성 내지 합리성 나아가 자유심증에 의한 법관의 증거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그 사실확정에 이르게 된 경로를 알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는 정도는 밝혀야 한다고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증거의 표목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요지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며 실무상으로도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의사 모 작성의 상해진단서" 등 그 표목만을 나열하지 아니하고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중 판시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부분" "의사 모 작성의 상해진단서중 판시 상해의 부위와 정도에 부합하는 기재부분" 등으로 그 최소한의 요지를 설명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 연유하는 것이다.

2. 한편 우리나라 형사소송은 복심적 구조를 그 기본 골격으로 하여 항소법원은 원칙적으로 항소인이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의하여 그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하여 심판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일건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등은 이 사건 제1심법원의 유죄판결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의 채증법칙위반에 의한 사실오인을 들어 항소하였는바 원심법원은 제1심법원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제1심법원이 판시한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달리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이나 채증법칙의 위배가 있다고 볼 사유가 없다고 판시하여 항소이유를 배척하고 제1심법원의 유죄판결을 유지하였다(다만 원심법원은 피고인 1 이 제1심판결 선고후 성년이 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파기하고 다시 유죄의 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일건 기록에 의하면 제1심증인 김한규, 같은 함종균, 같은 주인돈의 증언 및 사법경찰관 작성의 김한규, 함종균에 대한 진술조서 기재등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범행 당시의 피고인등의 부재증명이 성립될 뿐만 아니라(다만 위 함종균의 증언으로는 피고인 2 에 있어서는 약 3시간의 공백이 있으나 상피고인등과 공동정범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있는 이 사건에서는 상피고인등의 부재증명은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죄의 성립에 직접 관계가 된다) 이 사건에서 공소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유일한 증거(상해확인서등을 제외한)인 제1심 및 원심증인 김영현의 증언 검사 및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위 김영현에 대한 각 진술조서중 공소범죄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등은 그때마다의 진술내용을 서로 비교하여 볼 때 그 신빙성에 적지 않은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고 제1심법원이 증거로 한 검사 및 사법경찰관이 각 작성한 조성일에 대한 각 진술조서는 피고인등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실인정의 증거로 할 수 없다.

이 사건 피고인등에 대한 강도상해등 피의사건의 수사경위를 보면 사건발생 7일만인 1984.9.21 방범대원들의 불심검문에 의하여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피고인등을 연행하여 이 사건의 용의자로 3일간 조사를 하였으나 부재증명(피고인등 이 경찰에 구금된 상태에서 위 김한규, 함종균을 같은날 조사한 것이므로 미리 서로 말을 맞췄다고 하기도 어렵다)을 내세워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자 1984.9.24일단 귀가 시켰다가 1984.11.4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등에 대하여 각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고 1984.11.12 구속영장을 발급받아 그날 피고인등을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하였으나 그 뒤에도 피고인들은 일관하여 범행을 부인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이와 같이 피고인등이 경찰수사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그 부재증명을 내세워 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그 부재증명이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성립될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공소범죄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고 보여지는 유일한 증거인 증인의 증언의 신빙성에 상당할 정도의 의심이 있다면 사실심인 원심으로서는 이와 같은 점에 수긍할 수 있는 심리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등의 부재증명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판단도 하지 아니하고 그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있는 위 김영현의 증언 및 그에 대한 검찰 및 경찰에서의 진술기재와 증거로 할 수 없는 위 조성일의 검찰 및 경찰에서의 진술기재만에 의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조치에는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의 심판과 증거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상고논지는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회창
대법관
전상석
대법관
정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