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2] 건설회사가 토지를 부동산신탁회사에 신탁하여 신탁회사가 그 위에 아파트를 신축·분양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신탁회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아파트 신축공사를 시행하던 중, 공사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던 납품업체들이 건설회사에 신탁회사가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지급보증한다는 내용의 약속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하자 신탁회사가 건설회사에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경우, 신탁회사가 건설회사의 레미콘 납품업체들에 대한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보증하였거나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건설회사가 토지를 부동산신탁회사에 신탁하여 신탁회사가 그 위에 아파트를 신축·분양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신탁회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아파트 신축공사를 시행하던 중, 공사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던 납품업체들이 건설회사에 신탁회사가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지급보증한다는 내용의 약속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하자 신탁회사가 건설회사에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경우, 위 회신을 보내면서 건설회사에 '지급보증'의 문구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실이 있더라도, 신탁회사가 위 회신을 작성하게 된 동기 및 경위와 당사자가 위 회신을 작성함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 회신의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신탁회사가 건설회사를 매개로 하여 건설회사의 레미콘 납품업체들에 대한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보증하였거나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 [2] 민법 제10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16049 판결(공1996하, 3422) ,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43486 판결(공2000상, 47) , 대법원 2000. 11. 10. 선고 98다31493 판결(공2001상, 1)

【원고,상고인】

대원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 외 5인)

【피고,피상고인】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길 담당변호사 이용철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6. 20. 선고 99나4647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주식회사 경성(아래에서는 '경성'이라고 한다)으로부터 경성이 사업주체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아파트 건설사업을 진행중이던 고양시 (주소 생략) 외 111필지의 부동산을 신탁받아 피고가 그 위에 아파트를 신축·분양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를 경성에게 도급주었던 사실, 경성이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던 레미콘 납품업체들이 레미콘 공급을 일시 중단하고 경성에 대하여 피고가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지급보증한다는 내용의 약속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한 사실, 경성을 통하여 레미콘 공급업체들의 위와 같은 요구를 전달받은 피고는 1997. 8. 11. 경성에게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이의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회신하였으나, 원고 등 레미콘 납품업체들이 위 회신의 내용이 미흡하다면서 다시 경성에게 피고로부터 보다 확실한 내용의 지급보증 약속을 받아 줄 것을 요구하자, 이에 피고는 다시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회신(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피고의 정정 회신을 가리켜 '이 사건 회신'이라 한다.)을 같은 날 경성에 보낸 사실, 경성으로부터 피고의 이 사건 회신을 전해들은 원고 등 레미콘 납품업체들은 레미콘 공급을 재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회신의 상대방은 원고가 아니라 경성이라는 점, 이 사건 회신의 내용에도 지급보증이나 연대보증의 문구는 없고 단지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점, 피고가 위 회신을 보내면서 경성에 '지급보증'의 문구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실을 들어 이 사건 회신으로 피고가 레미콘 대금채무를 지급보증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보낸 이 사건 회신은 원고가 아닌 경성에게 보낸 것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에서 보면 원고를 비롯한 5개의 레미콘 납품업체는 기존에 발생한 부분을 포함하여 향후 발생하게 될 레미콘 공급대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경성에게 그 대책을 요구하며 공사발주자인 피고의 의사확인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경성이 레미콘 납품업체의 요구사항이라는 점을 피고에게 알리며 피고의 의사를 타진하였으며, 그 결과 피고가 다시 경성에게 자신의 의사로서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이 사건 회신을 보냈으므로 이러한 의사소통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때 결국 원·피고 간에 경성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진 의사교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결국 피고의 지급보증책임 인정 여부는 피고가 이 사건 회신에서 표시한 "납품사실 확인분에 대해서는 당사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문언의 의미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사용된 문언에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어떤지에 관계없이 그 문언의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형식과 내용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43486 판결 참조), 이 사건 회신의 문언은 단지 "공동시행자의 입장에서 납품업체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만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는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으나, ① 피고와 경성은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에 있어 단순히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경성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신축부지를 신탁받아 그 지상에 아파트를 신축·분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개발신탁계약에 따른 신탁법상의 수탁자로서 경성과는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를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정도로 긴밀한 이해관계가 있고, ② 이 사건 회신이 있었던 1997년 8월경에는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침체되어 건설업체의 부도가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경성도 부도 처리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원고로서는 자신이 이미 공급하였거나 장차 공급하게 될 레미콘 납품대금의 확보를 위하여 피고로부터 그 지급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 절실하였으며, ③ 피고가 이 사건 회신을 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더라도, 경성이 레미콘 납품대금의 지급을 피고가 책임져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의 1997. 8. 8.자 협조문을 첨부하여 이를 검토한 후 회신하여 달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피고에게 보냈는데, 이를 받아 본 피고가 단순히 "이의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만 회신하자 원고 등 레미콘 납품업체들이 모두 피고가 그 납품대금을 책임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반발하였고, 이에 다시 피고가 이 사건 회신을 하게 된 것으로 당시 피고가 원고 등 레미콘 납품업체들의 요구내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④ 나아가 당시 원고 등 레미콘 납품업체들은 경성에 대한 레미콘 공급을 일시 중단하였다가 위와 같은 경위로 피고로부터 이 사건 회신을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레미콘 공급을 재개하였던 점 및 ⑤ 경성이 부도난 이후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공사현장에 공급된 레미콘의 분량 등을 확인한 일도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회신을 작성하게 된 동기 및 경위와 당사자가 이 사건 회신을 작성함으로써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회신의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원고와 피고는 경성을 매개로 하여 피고가 경성의 원고에 대한 레미콘대금 지급채무를 보증하였거나 중첩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피고가 위 회신을 보내면서 경성에 '지급보증'의 문구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 사실이 있다하여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레미콘 대금채무를 지급보증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만 판시한 것은 지급보증이나 중첩적 채무인수에 대한 법리오해 또는 판단유탈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조무제
대법관
이용우
주심
대법관
강신욱
대법관
이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