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살인미수·방실침입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736 판결

【판시사항】

[1] 사형의 선고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2] 교제하던 여자의 어머니와 임신중인 올케를 살해하고 그 오빠도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안에서 피고인이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고 범행이 우발적인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범행 모두를 시인하면서 용서를 빌고 참회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사형으로 처단하는 것은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우리 법이 사형제도를 두고 있지만, 사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마지막 형벌이므로,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참작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2] 교제하던 여자의 어머니와 임신중인 올케를 살해하고 그 오빠도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안에서 피고인이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고 범행이 우발적인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범행 모두를 시인하면서 용서를 빌고 참회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사형으로 처단하는 것은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41조 , 제51조 / [2] 형법 제41조 , 제51조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 제39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5. 6. 11. 선고 85도926 판결(공1985, 1038) , 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240 판결(공1987, 1742) ,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1086 판결(공1992, 2709) , 대법원 1995. 1. 13. 선고 94도2662 판결(공1995상, 940) , 대법원 1998. 5. 12. 선고 98도305 판결, 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도1507 판결(공2000하, 1907)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진승언

【원심판결】

대전고법 2000. 11. 24. 선고 2000노53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은 자신이 사귀던 공소외인 의 가족들이 피고인과의 교제를 반대하고 그녀도 자신을 멀리하게 되자 이러한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그녀와 그 가족들에게 돌리고 그녀의 사랑하는 가족들을 살해함으로써 그녀로 하여금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하겠다는 이유로 이 사건 범행을 계획하였고, 범행 전 피해자들의 집에 위 공소외인 은 없고 그 가족들만 있는 것을 알고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안식처인 가정에 미리 준비한 정육작업용 칼과 장갑을 끼고 침입한 다음 방에 들어가 누워 있던 그녀의 어머니인 피해자 1 에게 수십회 칼을 휘둘러 목과 복부를 찔러 살해하였으며, 거실로 나오다가 다른 방에 오빠가 있는 것을 알고 그 방으로 달려가 오빠 그리고 그 부인의 목과 흉부, 복부를 수회 찔러 오빠인 피해자 2 는 피고인에 대항하다가 피하여 죽음은 모면하였으나 그 부인인 피해자 3 을 살해하였고, 특히 오빠의 부인은 임신 5개월이었고 피고인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무참하게 살해함으로써 한 생명으로 이 세상을 맞이하려던 태아마저 사망케 하였으며, 위 피해자 1 은 우측으로 누워 있거나 쭈그려 앉아 있는 상태에서 자창이 실행되었고, 위 피해자 3 역시 누워 있거나 쭈그려 앉은 상태 또는 등을 굽은 상태로서 피고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칼로 찔리게 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피고인을 피하여 밖으로 도피하였던 위 피해자 2 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그의 도움 요청에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태연히 걸어 자신이 타고 온 승용차를 운전하여 도주한 후 위 공소외인 에게 가족들을 죽였으며 평생을 고통 속에 살게 하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하였으며, 이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죄하려고 썼다는 편지에서마저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위 공소외인 에게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은 많이 살아야 15년이고 잘 생활해서 12년으로 감형받아 나가면 너와 살겠으니 결혼하지 말고 이사도 하지 말고 이사한다고 해도 반드시 찾겠다고 하며 자신을 왜 면회오지 않았느냐며 비난하고 면회와 재판 방청을 오라고 하는 내용을 적어 이 사건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한 제1심의 양형은 너무 가볍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우리 법이 사형제도를 두고 있지만, 사형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마지막 형벌이므로,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참작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대법원 2000. 7. 6. 선고 2000도150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살펴보면, 피고인은 1977. 9. 10.생으로 이 사건 범행 당시 22세 6월의 젊은 나이로서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고, 농사일을 하는 부모와 함께 위로 누나 6명을 두고 막내로 자라면서 화목한 가정환경 속에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2년간 백화점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며, 군복무를 마치고 바로 취직하여 이 사건 범행 당시까지 9개월여 동안 인천 소재 대형할인매장 정육부 직원으로 월 12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직장에서도 성실하고 정직하며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성격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근무하였고, 피고인의 아버지와 누나들 모두 피고인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면 피고인의 교화에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그 나이, 성장과정, 성행, 가정환경,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아직은 교화개선의 여지는 있어 보이는 데다가,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하게 된 것도 처음부터 계획하고 의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고 결혼까지 약속한 위 공소외인 과의 관계가 끊어질 처지에 이르러 그녀를 한번 더 만나 설득하려고 3일 동안 노력하다가 실패하자 이러한 처지가 그녀의 가족들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 나머지 순간적인 적개심에 흥분된 상태에서 우발적이고 연쇄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여지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자살을 결심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위 공소외인 에게 전화하여 심한 말을 하였지만 그녀에게 자신의 범행을 모두 알렸고, 이 사건으로 범행 당일 체포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이 사건 범행 모두를 시인하면서 한결같이 용서를 빌고 참회하고 있으며, 비록 피고인이 구속 중 위 공소외인 에게 보낸 편지에서 군데군데 심한 말을 쓰기는 하였지만 그 편지의 주된 내용은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므로 사형을 당하거나 형을 살고 나오더라도 그녀를 찾을 것이며 그녀의 면회를 간절히 바란다는 것으로 그녀와 가족들에 대하여 협박할 의도로 쓴 편지라고는 보기 어려운바, 비록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점에서 피고인을 중한 형으로 처단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앞에서 설시한 사형의 형벌로서의 특수성이나 다른 유사사건에서의 일반적 양형과의 균형면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송진훈
대법관
이규홍
주심
대법관
손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