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함께 복권을 나누어 당첨 여부를 확인한 자들 사이에 당첨금을 공유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그 복권의 당첨금 수령인이 그 당첨금 중 타인의 몫의 반환을 거부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2천 원을 내어 피해자를 통하여 구입한 복권 4장을 피고인과 피해자를 포함한 4명이 한 장씩 나누어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결과 피해자 등 2명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1천 원씩에 당첨되자 이를 다시 복권 4장으로 교환하여 같은 4명이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아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 등 2명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2천만 원씩에 당첨되었으나 당첨금을 수령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 당첨금의 반환을 거부한 경우, 피고인과 피해자를 포함한 4명 사이에는 어느 누구의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당첨금을 공평하게 나누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당첨금 전액은 같은 4명의 공유라고 봄이 상당하여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당첨금 반환요구에 따라 그의 몫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이상 불법영득의사가 있다는 이유로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형법 제355조 제1항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9. 5. 선고 2000노590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사실인정 및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공소외 윤둘선이 운영하는 다방에서 돈 2,000원을 내어 그 다방종업원인 피해자 김수경에게 즉석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500원짜리 체육복권 4장(이하 '첫 번째 복권 4장'이라 한다)을 사 오도록 하여 피고인, 피해자, 윤둘선 및 다방종업원인 공소외 안인숙 등 4명이 다방 탁자에 둘러앉아 각자 한 장씩 나누어 그 복권 우측 상단을 긁어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그 중에서 2장의 복권이 각 1,000원에 당첨되었고(원심은 1,000원에 당첨된 복권들이 누가 긁어 확인한 것인지에 관하여 명백한 사실인정을 하지 아니하고, 다만 2장의 복권이 1,000원에 당첨되었다고만 인정하고 있다.), 그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을 다시 복권 4장(이하 '두 번째 복권 4장'이라 한다)으로 교환하여 온 후 피고인 등 4명이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와 윤둘선이 확인한 복권 2장이 각 2,000만 원에 당첨되었는데, 윤둘선은 자신이 확인하여 당첨된 복권을 그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교부하였고, 피해자는 자신이 확인하여 당첨된 복권 한 장을 그 탁자 위에 놓아두고 다른 볼 일을 보러 그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에 피고인이 당첨된 복권 2장을 가지고 가 현금으로 교환하고도 당첨금을 피해자에게 교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터잡아 원심은, 피고인이 처음 2,000원을 내어 사온 첫 번째 복권 4장 중 3장과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으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4장 중 3장을 피해자, 윤둘선, 안인숙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그 각 복권의 소유권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그들에게 양도 또는 증여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피해자 및 안인숙의 각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단지 피고인 등 관련 당사자들 사이에는, 피고인이 2,000원을 내어 사온 첫 번째 복권 4장 중 3장뿐만 아니라, 다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4장 중 3장을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이 피고인을 대신하여 긁어 확인하여 주고 고액으로 당첨되면 피고인이 당첨금 중 일부를 피해자 등에게 은혜적으로 지급하여 주겠지 하는 내심의 생각이 있었을 정도라고 봄이 상당하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사실관계가 위와 같아 2,000만 원에 당첨된 복권의 소유권 귀속이 법률전문가에게조차 분명하지 않다면, 피고인이 2,000만 원에 당첨된 복권이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에 대하여 횡령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확인하여 당첨된 복권의 당첨금 1,560만 원(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것을 거부한 행위를 횡령죄로 다스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우선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복권들의 구입 및 그 당첨 경위 등은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윤둘선이 운영하는 다방에 자주 출입하는 단골손님으로서 평소 윤둘선과 다방종업원인 피해자 및 안인숙과도 친숙하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1999. 2. 20. 토요일 15:00경 다방에서 윤둘선과 함께 한 장에 500원으로 즉석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복권 2장을 긁어 확인한 결과 모두 당첨되지 아니하자, 1,000원을 피해자에게 주면서 복권 2장을 다시 구입하여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피해자는 자신 및 안인숙, 윤둘선 등도 복권을 긁어볼 수 있게 4장을 구입할 수 있도록 1,000원을 더 달라고 하자, 이에 피고인이 동의하여 1,000원을 더 주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2,000원을 받아 첫 번째 복권 4장을 구입하여 왔다.

(나) 그 후 피해자는 구입하여 온 첫 번째 복권 4장 중 2장을 피고인과 윤둘선에게 한 장씩 교부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안인숙의 몫으로 한 장을 남겨두었는데, 때마침 안인숙이 다방에 들어오자 보관하고 있던 복권 한 장을 안인숙에 교부하여 결국은 피고인,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 등 4명이 처음 구입한 복권 4장을 한 장씩 나누어서 긁어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 및 안인숙이 긁은 복권이 1,000원에 각 당첨되었다.

(다) 안인숙은 자신이 긁어 확인한 복권과 피해자가 긁어 확인한 복권으로서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으로 다시 두 번째 복권 4장을 교환하여 와서는 다방 탁자에 피고인, 윤둘선, 피해자와 함께 둘러앉아 '한 장씩 골라잡아 땡'이라고 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한 장씩 골라잡게 하였고, 이에 피고인, 윤둘선, 피해자는 안인숙이 손에 펼쳐든 두 번째 복권 4장 중에서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았다.

(라) 그 후 피고인, 윤둘선, 피해자 및 안인숙은 각자 자기가 골라잡은 복권을 긁어 확인한 결과 피해자와 윤둘선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2,000만 원에 각 당첨되었다.

(마) 이에 피해자는 기쁜 나머지 당시 다방에 있던 손님들에게 자신이 긁어 당첨된 복권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기도 하였는데, 때마침 다방손님들이 엽차를 달라고 하는 등 다방업무를 보아야 했던 관계로 당첨된 복권 한 장을 피고인 등이 둘러앉아 있던 탁자 위에 놓아두고 그 자리를 떴다.

(바) 피해자가 다방업무를 보고 있는 사이에 피고인은 윤둘선으로부터 받은 복권과 함께 피해자가 긁어 당첨된 복권을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가지고 나갔고, 잠시 후 윤둘선은 당첨된 복권의 행방을 찾는 피해자에게 피고인과 함께 은행에 가서 당첨된 복권을 돈으로 교환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

(사) 그 후 피고인은 월요일인 같은 달 22일 그 다방에 갔던바, 피해자가 당첨금을 달라고 하자, 아직 은행에서 교환하지 않았다며 기다리라고 말하였고, 그 후 당첨된 복권 한 장당 세금을 공제하고 1,560만 원씩 합계 3,120만 원을 교환하여 와서는 피해자와 안인숙에게 100만 원씩을 지급하자, 피해자와 안인숙은 그 돈의 수령을 거부하고 피고인에게 반환하였다.

(2)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처음 피고인이 2,000원을 내어 피해자로 하여금 첫 번째 복권 4장을 구입하여 오게 한 후 피고인을 포함하여 윤둘선, 피해자 및 안인숙 등 4명이 둘러앉아 재미삼아 한 장씩 나누어 각자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 손님인 피고인과 다방주인 윤둘선, 다방종업원 피해자 및 안인숙이 평소 친숙한 사이인 점, 복권 1장의 값이 500원에 지나지 아니하는 점, 첫 번째 복권 4장 중 피해자 및 안인숙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1,000원씩에 당첨되었을 때에도 이를 두 번째 복권 4장으로 교환하여 와서는 이를 피고인,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 등 4명이 그 자리에서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아 당첨 여부를 확인한 점 등에 비추어, 만일 각자 나누어 가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복권 중 어느 누구의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그 자리에서 함께 복권을 나누어 확인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당첨의 이익을 누리기로 하는, 즉 당첨금을 공평하게 나누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첫 번째 복권이나 두 번째 복권 모두 당초 그 구입대금을 출연한 피고인의 소유이고, 윤둘선, 피해자 및 안인숙은 단지 피고인을 위하여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하여 주는 의미로 피고인을 대신하여 한 장씩 긁어 본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첫 번째 복권 4장 중 피해자와 안인숙이 긁어 1,000원에 각 당첨된 복권 2장으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4장을 다시 피고인,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이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아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그 중 2장의 복권이 2,000만 원씩에 당첨되었으므로, 그 확인자가 누구인지를 따질 것 없이 당첨금 전액이 피고인,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의 공유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당첨된 복권 2장을 가지고 가 그 당첨금을 수령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피고인을 비롯한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 등 네 사람의 대표로서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중 자신의 몫을 제외한 나머지는 피해자 등 세 사람의 몫으로서 피고인은 그들을 위하여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서게 되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당첨금 반환요구에 따라 그의 몫인 780만 원(3,120만 원×1/4)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이 2,000원을 내어 구입한 첫 번째 복권 4장 중 3장을 피해자, 윤둘선, 안인숙에게 나누어 준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 중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 및 그 복권으로 다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중 2,000만 원에 당첨된 복권 2장의 소유권이 모두 피고인에게 있음을 전제로 피해자에게 그 당첨금의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이상,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처음 2,000원을 내어 구입한 첫 번째 복권 4장 중 3장뿐만 아니라, 그 중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으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4장 중 3장을 피해자, 윤둘선 및 안인숙에 명시적으로 증여 또는 양도한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각자 골라잡은 복권의 소유권이 양도 또는 증여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해자 등 세 사람은 단지 피고인이 구입한 복권을 대신 긁어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하여 준 다음 고액으로 당첨되면 당첨금 중 일부를 은혜적으로 분배받기로 하는 내심의 기대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이 사건 복권들의 당첨 여부를 확인할 당시 피고인 등 관련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의 해석을 그르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또는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규홍
주심
대법관
송진훈
대법관
윤재식
대법관
손지열